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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초대 5인전 < 미술, 경계의 와해(瓦解)! ( Big Blur in Ar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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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 이미지에서 초점이 맞지 않아서 희미해진다거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에서 테두리를 흐릿하게 한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blur'라는 단어가 최근 경제분야에서는 각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져서 기존의 분류방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업종의 도출을 설명하기 위해 ‘경계의 와해’라는 뜻으로 ‘big blur'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생산자(producer)인 동시에 소비자(consumer)라는 의미의 prosumer라는 용어도 많이 듣게 되고, 물건만 사던 편의점에서 현금입출금, 택배서비스도 하고 간단한 식사를 해결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미술 분야에서도 이와 같은 전통적인 분류방식에 따른 구분은 더 이상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동양화-서양화, 구상-추상, 수채화-유화, 회화-판화-조각 ....

이러한 단순한 분류법만으로는 작가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내면적인 욕구와 폭 넓은 표현방식을 적절히 구분할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아지고 있습니다.

“미술, 경계의 와해! (Big blur in Art!)"라는 전시제목으로 기획된 이번 초대전에서 감상하실 작품들을 보면 번짐과 퍼짐, 여백의 미와 같이 동양화적인 표현으로 가득 찬 서양화 작품들이 소개되고, 판화적인 기법과 조각기법이 혼합된 채각(彩刻)기법의 작품들도 소개됩니다. 또한 언뜻 보기에 귀엽고 예쁜 이미지이지만 덧대어진 이질적인 표현들을 통해 크고 작은 모순들 사이에 살아가는 현대사회를 해학적으로 나타낸 작품들도 있습니다. 인류와 다양한 생명체들과의 공존을 꿈꾸는 메시지도 나타나고, 꿈꾸는 이상세계에 대한 염원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표현을 접하게 됩니다. 


 이번 기획초대전을 통해 일상적으로 사용해 오던 분류법 상의 구분만으로는 다양한 작가들의 표현욕구가 잘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살펴보면서, 미술 작품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작가의 표현의도와 새로운 표현방법의 개발이라는 것을 직접 느껴 보시는 기회가 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