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초대 2인전 < Coincidence vs. Inevitability (우연 vs. 필연!) >
본문
우리가 살다 보면 우연적인 요인이 너무 많아서 확실하고 필연적인 것을 기대할 때도 있지만, 정반대로 모든 것이 이미 정해져 있는 답답한 필연보다는 자유롭게 본인의 선택에 의해 우연히 생겨나는 가능성을 기대하는 경우도 많이 있게 됩니다. 인간의 탄생은 본인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연적인 요소가 크지만 죽음은 어느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필연적 결말로 받아들여집니다. 이처럼 우연과 필연은 상대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지만 우리들 삶의 처음과 끝을 설명하는 점에서는 단순히 모순된 개념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뜻이 ‘타자의 의지에 따라 정해진 것’에 따르는 것이라는 의미를 넘어 ‘자유’로운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결과적 결말로 받아들인다면 우연적인 선택들이 쌓여 필연적인 결말을 이룬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송태화 작가의 작품들은 특정한 형태가 없어 보이는 얼룩에서 나타난 우연적인 형상에 작가의 욕망과 의지를 구체화하여 상상속의 동물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무의식의 풍경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작가는 그리기와 찍어내기, 회화와 판화의 프로세스를 하나의 화면에다 중첩시키는 여러 기법이 동원되고 있는데, 동판화에서의 부식기법과 아쿠아틴트, 콜라그래프, 그리고 목판화 기법 등이 차용되어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의 음영이 감도는 얼룩을 효과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부강 작가는 폐건물에서 수집한 낡은 베니어 합판을 얇게 벗겨내어 재구성하는 방법으로 오래된 기억 속 시공간의 흔적을 표현하고 있는데, 이러한 독특한 방법을 이용하여 사라진 우리들 기억을 재생시키고 있습니다. 낡아 버려진 소재를 이용해서 기억을 재생시키는 행위 자체를 통해 우연적인 것들의 총체가 결국 필연적인 결말로 연결된다는 우리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우리의 삶이 모험일 수 있는 이유는 세계가 우연과 필연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뜻밖의 인연과 마주치는 조우(遭遇)를 경험하면서 우연과 필연 사이에서 자유의 의미를 알게 되어 기회와 도전을 만끽하는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이번에 갤러리 베누스에서 준비한 “우연(Coincidence) vs. 필연(Inevitability)!“ 기획전시를 통해 많은 관람객들께서도 두 작가 분들이 표현한 우리의 삶에 대한 통찰을 함께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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