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The Temperature of Memory 기억의 온도

본문

탄산 작가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그립니다.

너무 작거나, 너무 흔하거나, 혹은 너무 슬퍼서 마주하기 어려운 감정과 기억,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찰나의 순간들을 화폭에 담아내는 그의 작업은, 조용히 우리 곁을 지나던 아름다움을 다시 바라보게 만듭니다.


한 송이 들꽃, 여름의 습도 속에 묻어난 빗내음, 건물 벽을 타고 흐르는 저녁 햇살의 그림자, 하늘에 뜬 낯선 모양의 구름처럼—

이 모든 것들은 탄산 작가의 시선 아래, 삶의 온도와 감정이 스민 풍경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그림은 작가에게 감정을 꺼내어 두는 그릇이며, 잊히기 쉬운 기억을 지켜내는 방식입니다. 거창한 기법이나 특별한 재료가 아닌, 평범함 속에 숨겨진 감정의 결을 정직하게 응시하는 일, 그 자체가 탄산의 예술입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삶 속에서 우리는 감정을 눌러두고, 마음을 비워가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한 걸음만 천천히 걸어보면, 분명히 보입니다. 우리가 사랑했던 것들, 잠시 잊고 살았던 것들, 그리고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것들."


탄산의 작품은 단지 ‘풍경’을 그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 풍경을 바라보는 "마음의 태도"를 담습니다.

감정에 등급을 매기고, 슬픔과 아픔을 감춰야 한다고 배워온 우리에게 그는 말합니다. 슬픔도, 외로움도, 혼란도 모두 나의 일부이며, 부끄럽지 않은 소중한 조각이라고.


이 전시는 기억과 감정, 그리고 일상의 무늬를 포착한 작가의 사유이자 고백입니다.

관람객이 작품 앞에 선 순간, 마음속 어디엔가 저장되어 있던 한 조각의 기억 혹은 감정이 떠오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순간이 작가와 관람객 사이, 조용하지만 진한 교감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저마다의 속도로 걷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당신만의 감정이 살아 숨 쉬는 풍경이 오래도록 기억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