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윤 Ji-Yun
본문
「1989년까지 남한 사람들에게 해외 여행은 금지되어 있었다」고 임지윤은 회상한다.
마산에서 세남매 중 장녀로 자란 그녀는 인근 거대 공장에서 기계에 다치거나 절단된 노동자들을 치료하는 병원 부지 안에서 성장했다.
«우리는 5층짜리 병원 최상층에 살며 모든 층을 자유롭게 뛰어다녔고, 의료 기구로 놀기도 하며 가끔은 수술실까지 슬쩍 들어갔습니다. 이 경험들은 유년시절 악몽을 자주 꾸게했지만, 현재는 큰 힘이 됩니다. »
이 시절부터 이어져 온 조립에 대한 열정과 관절, 근육, 인대 등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형태의 어휘도 남아 있다. 그것들은 날카롭고 섬세한 기묘한 존재들로 변모한다.
« 장기나 기형은 저를 두렵게 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것들을 추상적이고 낯선 형태로 인식합니다.»
«7살 때, 그림을 많이 그리던 저에게 어머니께서 서예 교실에 등록시켜 주셨는데, 이 예술은 미용사였던 할머니께서 이미 하시고 계셨던 취미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전통 회화를 모사했습니다. 진주경남예술고등학교 기숙사에 들어가 미술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고 이후 서울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 합격했는데, 철저하고 전통적인 학교였습니다. 프랑스어를 배우고 해부학을 2년간 공부한 후, 2005년 파리 미술학교에 편입하였습니다.»
프랑스에서 “아주 아름답게” 임지윤 작가는 패트릭 토자니[Patrick Tosani]와 기욤 파리[Guillaume Paris]의 작업실에서 사진과 비디오 등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며 탁월한 기술력과 정밀함, 꼼꼼한 작업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론과 개념을 중시하는 교육은 그녀에게 좌절감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림, 즉 서예 특유의 순간성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후 그녀는 등불 제작의 전통적 방식—닥나무 종이로 ‘살’, 대나무나 용접된 철로 ‘뼈대’를 만드는—을 바탕으로 2차원, 때로는 3차원 작업을 해왔다. 왜냐하면 «선은 평평하지 않다. 그것은 단순한 획이 아니라 생명이다.»
2020년부터 임지윤은 광물성 또는 식물성 안료와 녹교나 아교 사용해 잠재적으로 유독할 수 있는 기묘한 발광 기관들을 그린다. 그녀는 때로 이러한 형태를 도자기로 제작하기도 하는데, 이는 취약함에 대한 열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를 위해 대한민국 도자공예 명장이신 보천 이위준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기도 한다. 자연은 이제 우리 예술가의 경이로움의 첫 번째 원천이 되었으며, 특히 딱정벌레의 등껍질과 특정 식물의 가시가 그러하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저는 흥미를 갖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16세기 한국 거장들, 즉 생애 말년에 자신만의 서체를 창안한 서예가 추사 김정희와 겸재 정선의 작업과정들을 연구하고 있으며, 물론 예로부터 접해 온 샤머니즘 전통도 탐구합니다:
«병원에서는 때로 악령을 쫓는 의식이 열리곤 했습니다.»
그녀는 남편인 음악가 에티엔 드 라 사이애뜨와 함께 이 전통에 대한 깊은 이해를 헤아려 간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저는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고 그녀는 말한다. 또한
«불안정함이 자아 에너지를 촉진 시킨다.» 고 덧붙인다.
역사가, 미술사가 및 Artension 아트 매거진 대표 편집장 프랑수아즈 몽넨 (Françoise MONNIN) 과의 인터뷰
▶학력
파리 에꼴데보자르[국립고등미술학교] 졸업, DNSAP 조형예술고등국가학위
홍익대학교 회화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25 «Aria», Magna 갤러리, 파리
2017 «Balanguage», 김종영미술관, 서울
2015 «Regard sur la Corée», 한불수교 130주년 주최, 에르민 예술공간, 사르조
2013 «메두사», 파리 백야축제 [Nuit Blanche], 파리 시청 주최 및 후원, Château-Landon 수영장, 파리
2012 «Bonjour 창원!»,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창원
2012 «30kg», T 갤러리, 브라티슬라바
2012 «En l'air», Mariska Hammoudi 갤러리, 파리
▶단체전
2024 «Flex Modern», 겸재정선미술관, 서울
2023 «Entrecroisement», 24 Beaubourg 갤러리, 파리
2022 «L'évènement de la Nuit», 24 Beaubourg 갤러리, 파리
2022 «선-선» 2인전, 구스타브 아뜰리에, 파리
2022 «레지던시 7인전», SquareRoot 갤러리, 고성
2021 «Paysages», Derniers Jours 갤러리, 파리
2019 «앙주의 마지막 전시», 보제 성, Deniers Jours 갤러리, 보제시 주최, 보제
▶수상
2017 창작지원작가 선정작가, 김종영미술관, 서울
2014 ICART Prize 선정작가, 파리
2014 제 36회 중앙미술대전 FineArts 선정작가, 서울
2013 파리백야축제 참여작 BEST10 선정, 파리시청, 파리
2013 «국제 오뷔송 태피스리 (유네스코 2009년 등록) 공모전» 선정작가, 오뷔송
2012 «터널» , 프로젝트 작가상, T 갤러리 주최, 브라티슬라바
2009 «파리지성 젊은 작가상», 한국 교민신문 파리지성 주최,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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